염경엽 넥센 감독은 3일 목동 KIA전을 앞두고 "342일 만에 1위에 올랐다고 하지만 등수는 의미가 없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넥센이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박병호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1-0의 승리를 거뒀다.
주중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승리하고 온 넥센이었지만 이날 경기전까지 다승 공동 선두(4승) 양현종의 구위에 밀려 4회까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넥센의 해결사는 4번 타자 박병호였다. 2회말 첫 타석에서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려내면서 타격감을 조율한 박병호는 5회 선두 타자로 나와 양현종의 4구째 144km짜리 낮은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비거리 115m)을 터트렸다. 올 시즌 6호 홈런을 쏘아 올린 박병호는 팀 동료 이성열(넥센)과 최정(SKㆍ이상 7홈런)에 이어 홈런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넥센은 KIA의 끈질긴 추격에 끝까지 안심하지 못했다. 7회 3번째 투수로 등판한 넥센 한현희가 8회 2사 이후 이범호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허용하자, 지난달 NC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 팀으로 돌아온 불펜 최고참 송신영이 등판했다. 마무리 손승락이 주중 대구 3연전에 모두 출전했기 때문에 이날 나갈 수 없는 상황. 송신영이 나지완에게 중전안타, 최희섭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만루의 위기가 되자 올 시즌 좀처럼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았던 염경엽 감독이 직접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이후 안정감을 찾은 송신영은 6번 김상현을 상대로 빠른 직구 2개로 2스트라이크를 잡으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 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132㎞짜리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넥센 덕아웃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KIA 벤치에서는 아쉬움의 침묵만이 흘렀다.
결국 송신영이 9회초 2사 2ㆍ3루의 위기를 또 다시 잘 막아내면서 1-0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4연승, 단독 선두(17승7패)를 지켜냈다. 특히 넥센은 올 시즌 1점 차 승부에서 6승1패의 성적으로 달라진 뒷심을 과시했다.
KIA 선발 양현종은 8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만을 내주는 호투 속에서도 완투패했다. 완투패는 지난달 2일 목동 넥센전에서의 LG 주키치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이자 양현종으로서는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KIA는 9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 등 10안타를 치고도 4안타에 그친 넥센에 무릎 꿇었다.
부산에서는 삼성이 1회 초에만 장단 6안타와 상대 문규현의 실책을 묶어 대거 7점을 뽑아내고 롯데에 10-3의 대승을 거뒀다. 삼성 선발 로드리게스는 7이닝 동안 4안타 볼넷 하나, 6삼진을 기록하며 2실점, 2패 뒤 한국 프로 무대 첫 승리를 맛봤다. 롯데 선발 고원준은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잡고 1회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LG는 '잠실라이벌'과의 맞대결에서 6-3으로 승리를 거두고 창원 NC 3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LG 이진영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하위 한화는 대전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SK를 5-1로 제압했다. 한화 선발 김혁민은 7회 2아웃까지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면서 올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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