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상으로만 따진다면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 3위의 땅부자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일 내놓은 '세계 주요국의 국가 재무제표'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소유한 토지의 가치를 국내총생산(GDP)의 63.3%(7,089억 달러)로 평가했다. IMF가 주요 20개국의 국가 재무제표를 분석해 내놓은 이 자료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는 일본(1조1,202억 달러ㆍGDP 대비 26%)이었으며, 2위는 프랑스(9,362억달러ㆍGDP 대비 33.8%)로 기록됐다. 우리 나라보다 경제규모가 큰 나라 가운데 미국, 중국, 독일, 영국 등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지 않아 비교 대상에서 제외된 걸 감안한다면, 우리 나라의 실제 순위는 세계 6, 7위권으로 추정된다.
IMF는 "한국 정부 보유토지의 가치는 2000년 GDP(5,116억 달러)의 37% 수준(1,892억 달러)에 머물렀으나, 이후 꾸준한 땅값 상승으로 2011년에는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IMF는 또 "대한민국 정부는 1970년대 중반까지 국유재산 매각을 가장 손쉬운 수입 확보 방안으로 이용했으나, 세제개편과 경제성장으로 조세수입이 늘어난 뒤에는 국유재산의 안전한 관리에 정책의 초점을 이동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한민국 정부는 토지를 포함한 전체 유형자산의 가치(GDP 대비 127.9%)도 세계 6, 7위권으로 평가됐다. 주요국 가운데 정부 소유 유형자산의 가치가 GDP의 90%를 넘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120.2%), 호주(109%), 헝가리(115%), 네덜란드(99.4%) 등이었으며 미국(66.3%), 독일(43.4%), 영국(49.2%) 등은 40~60% 범위에 머물렀다.
IMF는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재정악화로 조세수입 이외에 국유 재산의 효율적 관리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주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며 "무료 도로의 유료화 등이 미래 새로운 재정수입 원천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