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석방을 위해 특사파견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한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배씨의 석방을 위한 특사 파견에 대해 "2명의 전직 대통령이 대변인을 통해 (북한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가 말한 전직 대통령들은 과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특사로 파견됐던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을 가리킨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북한 사법체계에서 절차와 투명성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가 있다"며 "북한은 배씨를 즉각 사면하고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미국의 방침은 북한에 고위급 인사를 보내 배씨 석방을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은 북한의 강경한 입장을 감안할 때 배씨의 장기 억류가 불가피하다는 예상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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