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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아이돌 1세대들 줄줄이 탈선·추문의 늪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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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아이돌 1세대들 줄줄이 탈선·추문의 늪에

입력
2013.05.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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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1세대 아이돌 출신 스타들이 끝없이 몰락하고 있다. 90년대에 데뷔해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최고의 팬덤을 만들어내며 K팝 시장의 황금기를 열었던 룰라, 젝스키스, NRG 등의 일부 멤버들이 이제는 각종 추문에 휩싸이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문제아가 된 것이다.

90년대를 대표하던 댄스그룹 룰라의 고영욱(37)은 지난달 10일 미성년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 7년간 신상정보 공개, 10년간 전자 발찌 부착을 선고 받았다. 고씨는 지난해 3월 피해자 A양에게 "연예계에 데뷔시켜주겠다"고 접근, 자신의 오피스텔로 유인해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고 지난해 12월 또 다른 여중생을 추행한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구속됐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에 나섰지만, 10대 미성년자와 관계된 사건인 만큼 향후 방송활동이 힘들 전망이다.

H.O.T와 쌍벽을 이루던 젝스키스 멤버 강성훈(33) 역시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강씨는 2009년 6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3명에게 9억6,3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3월29일 구속됐다. 올 2월 진행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 받은 강씨는 판결에 불복, 항소했지만 고영욱과 마찬가지로 복귀는 불투명하다. 강성훈은 2007년엔 병역 비리 사실이 드러나 재입대 판정을 받기도 했다.

강성훈과 함께 젝스키스에서 활동했던 이재진(34) 역시 2011년 음주운전 적발로 방송을 접은 상태다. 당시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그는 한 병원의 지하 주차장에서 자신의 승용차로 다른 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았다. 앞서 2009년 군 복무 당시엔 33일 동안 잠적해 탈영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씨는 2006년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지만, 병역 특례 비리 조사에서 부실근무 판정을 받아 2008년 현역으로 재입대한 바 있다.

그룹 NRG의 리더로 2000년대 초반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성진(36) 또한 사기 및 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켜 아직까지 방송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필리핀 마닐라와 마카오 등지에서 지인에게 빌린 돈 2억3,000여만원을 도박으로 탕진한 후 갚지 않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원조 아이돌로 한때 큰 인기를 누렸던 이씨는 이후 몰락의 길을 걸었고, 그룹 NRG도 팬들의 기억에서 지워져 가고 있다.

일부 아이돌 스타들의 몰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인적, 환경적 요인을 두루 지적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아이돌들은 철저하게 연예기획사의 기획과 관리 능력으로 유지되는 상품이다 보니 시스템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생명력을 유지하기 힘들다"면서 "스스로 음악을 생산해내지 못하고 기획사에 의존해야 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경우 결국 가요계를 떠나 다른 분야에 눈을 돌리게 되고 실패할 확률이 높아 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덕현씨는 "지금 아이돌 가수들의 경우 음악 외에 연기나 예능 등 개인 활동이 활발하지만 1세대 아이돌 가수의 경우 가수 활동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웠다"면서 "기획사에서 모든 것을 대행해주는 환경에 있다가 갑자기 사회에 나와 홀로서기를 하다 보니 현실적인 판단력이 떨어져 각종 제안이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왕년의 아이돌 스타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회에 내몰리면서 각종 사건 사고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취약한 환경적 요인 외에 과도한 스트레스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태규 평론가는"스포트라이트가 집중돼 어릴 때부터 자신이 최고인줄 아는 아이돌 가수들의 경우 인기가 떨어졌을 때 느끼는 박탈감과 불안 등 스트레스가 클 수 밖에 없다"면서 "주변의 과도한 관심 때문에 공개적인 장소에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즐기는 술, 도박 등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이 흘러 예전만 못한 인기와 금전적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다 보니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 성폭행, 도박 등 각종 돌출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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