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교도소에서 동료 수감자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 인도인 사형수가 사망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 간 외교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BBC방송에 따르면 파키스탄 라호르의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인도인 사형수 사라브지트 싱(29)은 지난달 26일 동료 수감자 6명에게 벽돌 등으로 집단 폭행을 당해 두개골이 골절되는 등 치명상을 입었다. 이후 싱은 라호르의 국립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2일 새벽 사망했다.
싱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국경지역인 펀자브에서 1990년 발생한 폭탄 공격에 가담하고 첩자 역할을 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뒤 20여년째 복역 중이었다. 싱의 가족은 그가 인도 펀자브에서 농사를 지었고 폭탄 공격 후 석달이 지난 시점에 실수로 파키스탄 국경을 넘었다가 죄를 뒤집어 썼다고 주장해 왔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상대국 국민이 실수로 국경을 넘어 들어오면 간첩 혐의 등으로 체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에 대한 폭행은 인도 당국이 테러 혐의 등으로 자국에서 장기 복역해 온 파키스탄인 사형수 2명을 최근 사형 집행한 데 따른 보복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싱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그를 야만적으로 공격한 범죄자들은 반드시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파키스탄 당국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싱 총리는 "파키스탄이 이번 사건을 인도주의적으로 처리해 달라는 인도 측 요청에 부응하지 않은 점이 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싱의 가족은 "싱이 인도에서 신뢰할 만한 의료진의 치료를 받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지만 묵살됐다"며 인도 정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인도 내무부는 "유해의 본국 송환을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두고 세 차례 전쟁을 벌이는 등 크고 작은 분쟁으로 적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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