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오른손 투수 브랜든 나이트(38)는 공인된 최고 투수다. 지난해 30경기에서 208.2이닝을 던지는 동안 16승4패와 평균자책점 2.20, 승률 8할을 기록했다. 방어율 1위, 다승과 승률 2위였다. 나이트는 올해도 최고의 피칭을 이어가며 6년 만의 20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나이트는 올 시즌 6경기 37이닝을 던져 4승 무패와 평균자책점 1.95의 성적을 거뒀다. 개막전인 3월30일 광주 KIA전에서만 5이닝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을 뿐 4월에만 5차례 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4승과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지금의 기세라면 무더운 여름만 잘 넘긴다면 충분히 20승이 가능한 페이스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한 시즌 20승은 15차례(선동열 3차례 최다) 나왔다. 선발 20승은 6번에 불과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이 현역 시절 유일하게 선발 20승을 두 차례(1985년 25승, 1987년 23승)나 기록했다. 2007년 두산에서 뛴 외국인투수 다니엘 리오스(22승) 이후 6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토종 선수로는 1999년 현대 정민태(20승)가 마지막이었다.
9개 구단으로 리그가 진행되면서 경기수는 기존의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었지만 휴식일이 끼면서 1선발의 등판 기회는 늘어날 전망이다. 7개 구단으로 치러진 1986년ㆍ1989년ㆍ1990년에 20승 고지를 밟은 경험이 있는 선동열 KIA 감독은 "휴식 일정에 따라 간판 투수들이 더 많은 등판을 한다. 20승 투수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휴식일이 생기더라도 에이스인 나이트의 등판 일자를 최대한 지켜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나이트의 최대 장점은 안정감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나 나쁠 때 큰 차이가 없다. 주무기로 던지는 시속 140㎞ 중반의 싱커는 타자들이 알고도 못 칠 정도다.
문제는 체력이다. 나이트는 한국 나이로 39세다. 그러나 나이트는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비 시즌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체력을 잘 관리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나이트는 자신의 등판이 없는 날이면 일찌감치 동료 앤디 밴헤켄과 함께 구장에 나와 러닝을 할 정도로 성실하다.
나이트는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면서 팀에서 내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 목표는 언제든 똑같다"면서 "최대한 이닝을 많이 소화하면서 팀이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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