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방글라데시 공장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380여명이 목숨을 잃은 다카 의류공장 건물 붕괴 참사 이후 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값싼 제품을 공급받아온 서구 업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ㆍ안보 대표는 “방글라데시의 최대 무역국으로서 현지 노동조건이 심히 우려된다”며 “방글라데시 정부는 현지 공장들이 국제 노동기준을 따르도록 조속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EU는 일반특혜관세(GSP) 등 제도적인 방법을 재검토해 유통과정에서 책임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았지만, 노동환경 개선과 관리감독 강화 등을 내세워 무역제재를 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P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농수산품이나 공산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방글라데시는 GSP를 적용받아 무기를 제외한 모든 제품을 무관세로 EU 시장에 수출한다.
캐나다 주요 의류업체들도 새 무역지침을 마련키로 이날 합의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의류를 수입해 팔아온 영국 의류판매업체 프라이마크와 캐나다의 로브로사는 참사 이후 긴급 구호물자를 제공했으며, 유족들에게 재정지원 등 직접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는 전체 수출액의 80%를 의류산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열악한 노동환경과 노동착취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 왔다.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이 넘는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임금은 월 40달러 정도가 고작이다. 지난해 11월에도 다카의 의류공장에서 불이 나 110여명이 숨졌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