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리아 화학무기, 보스턴 폭탄테러 등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직접 설명했다.
오바마는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미국은 시리아 정책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며 화학무기 사용을 게임체인저(판도를 바꾸는 사건)로 규정하며 군사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그러나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증거는 있지만 언제 어떻게 누가 사용했는지를 아직 모른다"며 "나로서는 사실에 기초해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연방수사국(FBI)이 보스턴 폭탄테러 용의자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해서 테러 예방에 실패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내가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FBI는 임무를 다했다"며 두둔했다. 오바마는 "스스로 급진화한 개인들의 테러까지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으며 이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 양국 정보기관이 타메를란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서로 불신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오바마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재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2008년 대선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약하고 취임 직후 폐쇄 명령을 내렸지만 의회의 반대 등에 밀려 실현하지 못했다. 관타나모 수감자 166명 중 100명 이상이 부당한 처우에 항의해 4개월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시설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전담팀을 꾸려 관타나모 폐쇄 방법을 검토한 뒤 의회에 다시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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