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ㆍKBㆍ우리ㆍ하나 등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저금리와 경기 불황 탓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계열 은행들이 부진한데다, 정부의 규제 강화와 사회적 요구 확대 등이 복합적 이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0일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2,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8%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신한금융(4,813억원ㆍ-41.8%), KB(4,115억원ㆍ-32%), 하나금융(2,898억원ㆍ-78.2%)도 모두 순익이 급감했다. 여기엔 외환은행 인수 관련 염가매수 차익으로 작년 1분기에 일시적으로 이익이 급등(하나금융)하거나 보유 주식 매각(우리금융) 등 일회성 요인이 포함된 탓도 있지만, 근본적 원인은 저금리 경기침체 등에 따른 은행들의 예대마진 감소에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2.92%포인트였던 예대금리차는 올해 1, 2월 평균 2.64%로 줄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예금금리를 내려 예대마진을 키우는 '금리 따먹기'식 영업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예대마진이 0.3%포인트 떨어지면 연간 순이익이 6,000억원 가량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은행은 전형적 내수산업인데 국내경기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다 이 여파로 저금리 기조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서민금융 지원 강화 등 금융당국의 규제 등도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최소화하고 펀드나 외환수수료 현실화 등 비이자 이익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를 지적하기도 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은행의 수익성 하락 원인을 정밀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면서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경영진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실제 금융회사들은 실적이 뚝 떨어졌음에도 1분기 급여나 인건비는 되레 올렸다. 하나금융의 1분기 인건비는 3,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우리금융은 5,930억원으로 8.8% 올랐다. 국민은행 종업원급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오른 5,680억원을, 신한은행 종업원 관련 비용은 4.0% 뛴 4,011억원을 기록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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