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ㆍ여당의 전방위 금리인하 압박 속에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지난달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동결과 인하 의견이 3대 3으로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최종 동결 결정은 김중수(사진) 총재의 막판 ‘캐스팅 보트’로 이뤄졌다. 예전보다 금통위 내부의 인하 목소리가 강해졌다는 점에서 이달 금리결정에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30일 한은이 공개한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하성근, 정해방, 정순원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명백한 반대의사를 표하며 현재 연 2.75%인 금리를 2.5%로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1~3월 연속 ‘나 홀로’ 금리인하를 주장했던 하성근 위원에 더해 2명의 금통위원이 인하론에 가세한 것이다.
금통위 결정은 7명 위원들의 표결로 이뤄지는데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의견이 3대 3으로 갈릴 경우 총재가 결정권을 쥐게 된다. 결국 지난달 금통위의 금리동결 결정은 김 총재의 동결 의견에 따른 셈이다. 금통위가 4대 3으로 금리를 결정한 것은 2001년 7월과 2006년 8월 2번뿐이었을 만큼 극히 이례적이다.
금리 인하를 요구한 한 금통위원은 “실물경기 위축 및 금융시장 불안 위험이 커져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동결을 주장한 한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성장 경로를 유지하면서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를 내릴 상황이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 동결 의견을 낸 위원은 김 총재를 비롯해 박원식 한은 부총재, 한은 추천 몫의 문우식 금통위원과 임승태 금통위원이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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