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한반도 방어 목적의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독수리(FE)연습이 30일 종료된다. 북한의 대화 거부 이유가 이 훈련이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전환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29일 "주한미군과 연합사,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군 당국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연합 및 합동부대의 전술 야외 기동 훈련인 독수리연습을 30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시작된 독수리 연습에는 군단급과 함대사령부급, 비행단급 부대의 한국군 20여만명과 주로 해외에서 증원된 미군 1만여명이 참가했다. 올해 독수리연습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치러졌지만 규모와 프로그램은 예년과 비슷했다. 지상기동, 공중, 해상, 특수작전 훈련 20여개 연합 및 합동 야외 기동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대미 도발 위협은 예년보다 강도가 높았다. 독수리 연습을 '계획적 도발 행위', '한반도 핵전쟁 연습'으로 규정하고 훈련 기간 "정전 협정 백지화", "전시 상황 돌입" 등을 선언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초기 통치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북한은 스텔스(레이더망 회피) 기능을 갖춘 폭격기 B-2와 전투기 F-22, 전략 폭격기 B-52, 핵 추진 잠수함 '샤이엔' 등 미군 전략 무기의 훈련 참여 사실이 이례적으로 공개되자 "핵으로 위협하면 그보다 더 강한 핵 공격으로 맞서겠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대화를 바라면 도발을 당장 중지하라"는 최근 요구도 독수리연습을 겨냥한 것이다.
때문에 독수리연습의 종료가 북한발 한반도 위기 상황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긴장 수위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한미 연합 훈련 종료가 대화 국면으로 가는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내기가 시작되는 5월부터는 북한이 농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낙관의 근거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얼마나 하느냐가 관건이다. 김 교수는 "미중이 북한 설득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대화 분위기 조성이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으로 악화된 남북 간 대립 탓에 위기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성공단 사태 때문에 남북 사이의 감정 싸움이 너무 뜨거워졌다"며 "미중이 중재자 역할을 하더라도 신경전이 가라앉으려면 2개월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