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수익률을 기준으로 경쟁업체 사이에서 상위 30%에 들 경우 성과급을 추가로 받기로 했던 대기업의 외국인 임원이 수익률이 상위 30.769%를 기록하는 바람에 추가 성과급을 받지 못하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잇달아 패소했다.
2008~2010년 LG전자 최고유통망관리책임자(CSCO) 및 부사장을 지낸 프랑스인 디디에 쉐네브씨는 연 4억5,750만원의 기본급과 별도로 삼성전자, 애플 등 경쟁업체 12곳과 3년간 주주 수익률을 비교해 '높음(상위 30%), 중간(상위 31~80%), 낮음(하위 20%)'을 기준으로 차등 성과급을 받기로 계약했다. 2010년 말 LG전자의 총 주주 수익률은 13곳 중 4위로 상위 30.769%를 기록했다. 디디에씨는 회사 측이 이 실적은 '중간'에 속한다며 성과급을 18만 달러('높음'은 45만 달러)만 지급하자 2011년 7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고법 민사19부(부장 윤성근)는 디디에씨가 LG전자를 상대로 낸 4억2,000만원의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들의 의사는 13개 기업 중 상위 30% 안에 들면 '높음'으로, 상위 80% 안에 들면 '중간'으로 평가해 이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계약서에 '중간'영역을 '상위 31~80%'로 기재했다고 해서 30~31% 구간에 속하는 평가 대상에 대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볼 수는 없는 점에 비춰 이는 단순 착오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디디에씨는 "단순 백분율에 의한 계산방식은 자연수를 그룹별로 분배하는 경우엔 적합하지 않으므로 백분위함수, 근접정수함수, 중앙순위표 등 방식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수학 이론을 동원해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원고가 주장하는 방식은 수능 점수의 분포나 토지면적 측량계산 등과 같이 표본집단 내 모든 평가 대상을 각 그룹에 빠짐없이 합리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에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 대상이 표본집단 내에서 몇 번째로 우수한지를 가리는 것이 주된 관심사인 경우엔 반드시 적합한 방식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디디에씨가 상여금, 자녀교육비 등 1억2,000여만원을 청구한 데 대해서도 "원고는 경영 일부에 대한 포괄적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했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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