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강원FC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경기가 열린 28일 서울월드컵 경기장. 서울은 후반 33분까지 패색이 짙었다. 0-2로 끌려가 강원의 시즌 첫 승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8분 만에 전세가 뒤집혔다. 고요한이 후반 34분과 40분에 연속골을 터트리더니 다시 2분 뒤 데얀이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데얀은 골을 넣은 뒤 상의를 벗어 던지며 환호했다. 그러자 최용수 서울 감독도 뜨거운 열기를 주체할 수 없다는 듯 덩달아 양복 재킷을 벗으며 포효했다.
서울이 28일 K리그 클래식 9라운드에서 강원에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시즌 첫 리그 2연승을 거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장쑤전까지 포함하면 3연승의 상승세다. 2승4무3패(승점10)가 된 서울은 9위로 올라섰다. 강원전 8연승의 휘파람을 불기도 했다. 반면 다 잡았던 승리를 뒷심 부족으로 놓친 강원(4무5패)은 또 다시 시즌 첫 승 도전에 실패했다.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 투 톱을 내세워 강원을 상대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첫 골을 빼앗겼다. 전반 6분 패트릭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때린 슈팅이 골키퍼 김용대의 몸에 맞고 들어간 것. 충분히 막을 수도 있는 공이었지만 김용대의 대처가 아쉬웠다. 만회 골을 위해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를 앞세워 강원의 골 문을 두드렸다. 전반 16분 데얀이 골문 앞에서 재치 있게 돌려 세운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8분 뒤에는 윤일록의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갈 뻔 했지만 골라인 앞에 멈춰서는 불운까지 겹쳤다.
거세게 몰아붙이던 서울은 그러나 설상가상 실점을 헌납해 망연자실했다. 전반 38분 진경선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아디가 걷어내려다 자신의 골문으로 넣어 버린 것. 상대 공격수가 전혀 없는 상황인데도 급하게 처리한 게 화근이 됐다. 0-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서울은 에스쿠데로 대신 고요한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15분에는 윤일록을 빼고 박희성을 기용하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박호진의 선방에 고전하던 서울은 후반 34분 고요한이 아크 부근 오른쪽에서 중거리 포를 쏘아 올려 추격하기 시작했다. 고요한은 6분 뒤 데얀의 패스를 받아 또다시 비슷한 위치에서 골을 만들어냈다. 흐름을 가져온 서울은 후반 42분 고요한의 패스를 데얀이 넘어지면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최용수 감독은 "어두운 시기는 조금씩 끝나고 있다. 우리 팀은 극적인 장면이 나오는 팀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지금 순위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과 강원전을 제외한 K리그 클래식 9라운드는 모두(5경기) 무승부로 끝났다. 울산은 이날 인천과 홈 경기에서 김신욱이 2골을 넣었지만 찌아고와 문상윤에게 골을 내줘 2-2로 비겼다. 부산도 대전과 1골씩 주고 받았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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