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신분을 위조해 국내로 도피한 중국인이 4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 중국인은 수 차례 불법 입국했지만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위명여권으로 국내에 입국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재중동포 출신 중국인 최모(51)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위명여권은 위조된 타인이나 가공 인물의 신분서류를 이용해 정상적으로 발급받은 여권을 말한다. 최씨는 2003년 중국 선양의 한 주점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으로 중국 공안의 추적을 받다 2008년 11월 현지 브로커를 통해 A씨라는 가공 인물의 신분서류를 위조해 발급받은 여권으로 한국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최씨는 국내에서 A씨로 행세하며 충북 음성의 한 공장에 취업해 생활하다 자수하면 형량이 준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2011년 8월 중국으로 출국해 구속됐다. 최씨는 같은 달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공범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 쓸 것을 우려해 다시 한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 과정에서 모두 7차례 위명여권으로 중국과 한국을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2011년부터 국내 입국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지문등록제와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심사 절차를 강화했지만 "불법체류 등으로 강제 추방된 후 위명여권으로 재입국하는 경우 등이 아니면 100% 적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위명여권으로 국내 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경우는 총 3,819명에 달한다. 최씨는 국내에서 처벌을 받은 후 중국으로 강제 추방될 예정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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