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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 서른일곱 잔치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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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 서른일곱 잔치는 시작됐다

입력
2013.04.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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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37ㆍ사진)이 코트로 돌아온다.

1차 복귀 무대는 9월 한국테니스선수권 대회다. 하지만 궁극의 목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2009년 10월 삼성증권배 챌린지대회를 마지막으로 공식 은퇴한 후 두 번째 복귀다. 이형택의 첫 코트 복귀는 2010년 진주에서 열린 제91회 전국체육대회다. 재야로 돌아간 뒤 춘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던 이형택은 전국체전에서 고향 강원도를 대표해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형택은 현재 남자주니어 육성팀 감독을 맡고 있다.

이형택은 27일 기자와 만나 여자테니스 현역 최고령 다테 크룸 기미코(43ㆍ일본)의 입을 빌려 자신의 공식 복귀를 알렸다. 이형택은 “지난해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KDB코리아오픈에 출전한 다테가 ‘나는 은퇴 12년 만에 복귀해 이듬해 투어우승을 차지했다. 당신 정도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 뭘 망설이는가’ 라고 했다”며 복귀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윔블던, 호주, 프랑스오픈 준결승 진출로 한때 세계랭킹 4위까지 오를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자랑한 다테는 은퇴 번복 이유로 ‘일본테니스선수권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WTA투어 우승도 좋지만 최고권위의 국내대회 챔피언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다. 다테는 실제 복귀한 그 해 일본선수권 단ㆍ복식을 석권했다. 다테는 복귀 이듬해인 2009년 WTA 한솔오픈 정상에 등극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다테는 당시 39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있었다. 빌리 진 킹(39세 7개월23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고령자 우승자다.

주원홍(57) 대한테니스협회장도 이 같은 복귀 설에 무게를 실었다. 주회장은 “올해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 선수권을 한국테니스대회의 대표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이형택이 코트에 복귀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형택은 US오픈 4회전 2차례와 윔블던, 프랑스오픈 3회전에도 오르는 등 2000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테니스의 간판으로 이름을 알렸다. 아시안게임 전적은 1998년 방콕대회부터 2006년 도하대회까지 3회 연속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 2개와 단ㆍ복식ㆍ단체전 은메달 5개를 목에 걸었다. 2014 인천대회에 이름을 올리면 통산 4회째 출전이다. 이형택이 은퇴한 한국테니스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16년만이었다.

많은 전문가들도 “한국 남자테니스는 ‘Before 이형택 After 이형택’으로 나뉜다. 공식은퇴를 선언한지 4년째지만 이형택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는 것은 남자대표팀의 ‘바닥’을 보여주는 어두운 현실이다. 하지만 침체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형택의 몫도 필요하다”며 현실론을 제기했다.

한편 이형택이 이끈 남자 주니어대표팀이 아시아-오세아니아 테니스를 제패했다. 한국은 이로써 9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에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 팀 자격으로 출전한다. 이덕희, 홍성찬, 강구건을 앞세운 대표팀은 27일 김천종합스포츠타운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2단1복식)에서 단식 2게임을 모두 쓸어 담고 종합전적 2-0완승을 거뒀다. 이덕희(제천동중ㆍ주니어 38위)가 푸쿠다 소라(일본ㆍ166위)를 6-2 6-2로 완파한 데 이어 홍성찬(횡성고ㆍ18위)도 타카하시 유스케(일본ㆍ144위)를 6-3 6-3으로 일축했다. 여자대표팀은 호주에게 종합전적 1-2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천=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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