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강탈해간 청(淸)나라 문화재가 중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문물국은 26일 프랑수아 헨리 피노 프랑스 PPP그룹 회장 겸 수석 집행관이 이날 베이징(北京)시의 한 호텔에서 원명원 12지신상 중 쥐 머리 청동상과 토끼 머리 청동상을 중국 정부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 문화재는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당시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베이징시 동북부에 있는 청나라 황실정원 원명원(圓明園)에서 약탈한 국보급 문화재로 중국은 그 동안 줄기차게 반환을 요구해왔다. 200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매에선 원명원 12지신상 중 쥐ㆍ토끼 머리 청동상이 각각 1,400만유로(약 200억원)에 낙찰돼 중국인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당시 원명원의 쥐ㆍ토끼 머리 청동상을 무상 반환할 경우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거부했다.
이처럼 완강하던 프랑스가 개인 기증 형식으로 돌려주기로 한 것은 중국이 전날 에어버스사의 항공기 60대(A320 42대와 A330 18대)를 구매한 것과 무관치 않다. 중국항공기재집단은 25일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사와 항공기 60대의 구매 의향서를 체결했다. 공식 가격은 80억달러(약 9조원)에 달하지만 양측은 구체적 금액은 함구했다. 특히 A330은 중국이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경비 요구에 따라 구매를 거부해온 기종이었다. 이 계약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켜 보는 가운데 이뤄졌다. 시 주석이 취임한 후 서방 국가 정상으론 처음 방중한 올랑드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줄곧 '세일즈 외교'를 폈다.
원명원의 12지신상 중 5개는 이미 중국으로 돌아왔으며 쥐ㆍ토끼 머리 청동상을 제외한 나머지 5개는 소재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동양의 베르사유궁전으로 불렸던 원명원은 2차 아편전쟁 당시 연합군의 침략으로 불타 폐허가 됐으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전 복원돼 공개됐다. 한국도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의궤를2011년 돌려받은 바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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