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체크하고, 휴가 가서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며, 불안한 여가를 보내느니 차라리 야근을 택하는 우리 시대 노동자들. 독일의 대중철학자인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일 중독자'로 정의하며, 이런 식의 일 중독을 '강박적인 사랑'이라고 부른다. 일을 통한 자아실현과 일 중독의 차이는 일을 사랑하는 방법, 즉 '열정적 헌신'과 '강박적 헌신'의 차이에 있으며,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가 좋아서 온 힘을 쏟아 붓지만,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되돌려 받지 못하는 사람은 두려워서 온 힘을 쏟는다고 일침을 가한다. 일 중독은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 때문에 늘 불안하고 자신이 언제나 대체 가능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미리 알아서 복종한다'는 게 요지다.
저자는 그 대안으로 어떤 행동 대신 '놓아두기'를 권한다. 무위, 즉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미 내가 어떤 행동을 결정한다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수많은 행동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혜경 옮김. 로도스ㆍ212쪽ㆍ1만4,000원.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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