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혈액암 전문 의료진이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가 비싸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제약사에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휴스턴 MD 암센터의 백혈병 부문장 하고프 칸타르지안 박사 등 15개국 혈액암 전문 의료진 120여명이 미국 혈액학회 저널인 '블러드'에 보낸 글을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가격이 너무 높다"고 비판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의료진은 "제약사들이 환자 생존에 필요한 치료제의 가격을 높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자연재해 때 생필품 가격을 올리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의료진은 대표적인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이 처음 시판된 2001년 1년치 복용분이 3만달러였으나 10여년 동안 세배로 뛰었다고 전했다. 특히 글리벡 이후 비슷한 신약이 5개가 더 개발돼 경쟁이 치열해졌는데도 가격은 더 올랐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은 미국 내 치료제 가격이 높아지면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의 생존율이 기대를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생존율과 치료제 가격에 연관성이 있다는 얘기다. NYT는 "환자들이 비싼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약 복용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개발도상국에서는 지속적으로 큰돈이 들어가는 치료제 복용 대신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골수이식수술을 선호한다고 의료진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글리벡 제조사인 노바티스는 성명을 내고 "치료제 가격에는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치료 효과 등의 가치가 반영돼 있다"고 반박했다. 노바티스는 "매년 미국 저소득층 환자 5,000명에게 백혈병 치료제를 무상제공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세계 5만여명이 무상지원 혜택을 받았다" 고 덧붙였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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