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새 정치 바람을 일으켰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24일 실시된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민주당은 당 소속 후보를 공천한 2곳의 국회의원 선거와 1곳의 기초단체장 선거 등 4∙24 재보선 모든 지역에서 참패하고 매우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야권은 '안철수 발(發)' 정계개편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 공산이 커졌다.
서울 노원병 보선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60.5%의 최종 득표율로 32.8%에 그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를 따돌리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지난해 대선에서 후보를 사퇴하고 미국으로 출국했던 안 의원은 올해 3월 귀국한 뒤 또 다시 '새 정치'를 기치로 재보선에 출마해 승리를 일궈냈다.
제도 정치권으로 진입한 안 의원은 향후 정치 상황 등을 봐가며 신당 창당과 민주당 입당 후 개혁, 무소속 유지 등의 다양한 진로를 놓고 저울질할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은 원내 우호세력을 결집하면서 몸집을 키운 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서울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않은데다 후보를 낸 나머지 2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참패했다. 새누리당의 무공천으로 여권 성향 후보들이 난립한 경기 가평군수 재보선에서도 민주당 후보는 4위에 그쳤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패배에 이어 재보선에서도 참패함에 따라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5ㆍ4전당대회를 앞두고 재보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할 경우에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탈당 러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 영도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가 65.7%의 득표율로 22.3%에 그친 민주당 김비오 후보를 누르고 낙승했다. 충남 부여ㆍ청양에서도 새누리당 이완구 후보가 77.4%의 득표율로 민주당 황인석 후보(16.9%)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김 의원과 충청권의 맹주를 꿈꾸는 이 의원이 국회로 복귀함에 따라 여권의 권력지형 변화도 예상된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