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발전장비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조선해양사업의 글로벌 본부를 한국에 둔다. GE는 한국을 거점으로 해양플랜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인데, GE의 제프리 이멜트(사진) 회장이 글로벌 본부소재지로 한국을 직접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욱 GE코리아 총괄사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GE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은 글로벌 조선해양사업의 중심기지를 한국에 설치키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GE 조선해양사업 대표를 한국인으로 내달 중 영입할 계획이며, 글로벌 본부 사무실도 서울 아닌 조선소가 밀집한 지방에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GE는 조선해양업종 중에서도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강 사장은 “해양플랜트는 조선경기 불황에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각 국이 국가적 육성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만큼 공략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들어설 글로벌 본부는 연구ㆍ개발(R&D)부터 조선, 해양플랜트, 석유ㆍ가스 시추 등 GE가 국내에서 수행하는 사업 전반을 관장하게 된다.
GE가 미국이 아닌 해외에 글로벌 사업 거점을 세우는 건 호주(광산업)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해양플랜트 건조에 관한 국내 조선업체들의 기술력을 높이 산 것. 이번 조선해양 본부 유치전에는 중국 브라질 싱가포르 등도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압도적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을 강력히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한국은 계약사가 엔지니어링, 자재구매, 시공을 원스톱으로 수행하는 EPC 분야의 선도국가인데다 국제적 신뢰도도 갖춰 글로벌 본부로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GE의 전략적 이해관계도 한국 유치에 힘을 보탰다. GE는 FPSO(부유식 원유생산하역설비),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의 핵심 기자재와 운영시스템을 통합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인데, 현재 이런 선종의 전 세계 수주는 한국이 휩쓸고 있다.
GE코리아 관계자는 “GE는 최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전력ㆍ추진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며 “앞으로 해양사업과 관련된 발전장비ㆍ엔진기술 분야를 한국 본부를 통해 체계적으로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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