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1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나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후퇴한 건 10년 만이다. 애플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애플은 23일(현지시간) 올 1분기(애플의 회계기준으론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 43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하지만 순익은 작년 1분기 116억 달러에서 올해 95억 달러로 감소했다. 워낙 비관적이었던 시장 예상치보다는 높았지만, 순익이 뒷걸음질친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총이익률 역시 지난해 1분기 47%에서 37.5%로 9.5%포인트나 급락했다.
이처럼 순익과 수익성이 악화된 건 상대적으로 이익이 낮은 보급형 아이패드인 ‘아이패드 미니’나 구형 아이폰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 그만큼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시장에선 점차 애플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애널리스트는 “혁신제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쏟아내는 삼성전자에 비해, 애플의 신제품 출시간격은 너무 넓다는 지적이다.
이익규모 면에서도 삼성전자가 애플을 추월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 김성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2억 달러로 추정되는 데 반해 애플은 92억~95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삼성전자의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세계 IT업계 1위에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 내에선 팀 쿡 CEO의 교체설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팀 쿡 CEO는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올 가을과 내년 우리는 놀랄 만큼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내놓게 될 것”이라며 불만 가득한 시장과 주주들을 달랬다. 또 ▦자사주 매입규모를 당초 10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확대하고 ▦분기 배당을 15% 늘려 보통주 기준으로 주당 2.65 달러에서 3.05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