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 부동산대책의 핵심인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취득세 면제 혜택 적용시점은 언제일까?"
아직 아무도 모른다. 어떤 날은 1일(대책 발표일)이었다가, 언제는 22일(양도세 면제 시점)이라고 하다가 결국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게 최신 버전이다. 하루하루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1,000만원 가까운 돈을 날릴 수도 있다.
급기야 여야 정치권은 23일 하루에 결정을 두 번 바꿔 조변석개(아침에 바꾸고 저녁에 고침)라는 고사성어를 몸소 실천하기까지 했다. 이날 오전 관련 상임위의 여당 간사는 "취득세 면제 소급적용을 22일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야당 간사가 오후에 "양당 합의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기자도 헛갈릴 지경이다.
이러니 현장에선 "한번 속지 두 번 속나요"라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대책이 나온 지 한달 가까이 됐지만 시장에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건 정책 불확실성 탓이 크다. 4ㆍ1 대책은 발표 후 지금까지 5번이나 주요 방안들이 바뀌면서 시장에 혼선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긴 올 초 취득세 감면 연장이 금방 될 것처럼 얘기가 떠돌 때, 이를 믿고 선뜻 거래에 나섰던 이들은 2월 법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물론 여야간 정책 협의와 토론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부 대책이 빠뜨린 구멍을 메우고, 한쪽으로 기운 추를 균형 있게 옮기는 작업을 말릴 사람은 없다. 문제는 합의도 되지 않은 내용을 성급하게 발표하고, 이를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정치권의 변치 않는 태도다.
집 없는 서민에게 주택 마련은 취업, 결혼, 육아에 버금갈 만큼 인생에 있어 큰 일이다. 가뜩이나 실물경기도 좋지 않은데, 이들을 부동산시장으로 이끌려면 정책에 대한 신뢰만큼은 기본으로 담보해줘야 한다. 정치권의 우왕좌왕을 바라보면서 당장 공인중개사들이 "미리 거래를 중개한 손님들이 행여나 손해를 볼까 봐 면목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오죽하면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돕는 거다"라는 비아냥거림이 흘러나올까. 시장에 혼선만 야기하는 손바닥 뒤집기는 그만 하도록 하자.
김민호 경제부 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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