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타개의 박영훈'이다. 이세돌이 우변 패싸움의 대가로 우상귀 흑돌을 몽땅 잡으려 했지만 박영훈이 교묘한 수순으로 큰 피해 없이 깔끔하게 완생해 버렸다. 게다가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좌하귀에는 아직도 흑이 패로 버티는 수단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는 이세돌이 계속 손을 빼고 버텼지만 무한정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결국 14, 16으로 가일수를 했고 귀중한 선수가 흑에게 넘어 갔다.
흑은 이제 하변 부근만 적당히 마무리하면 무난히 바둑을 이길 수 있다. 반면 백은 마지막까지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그래서 17, 19 때 이세돌이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18, 20으로 차단, 흑돌을 잡자고 했지만 중앙 백돌에 A, B의 단점이 있어서 흑을 잡기는커녕 오히려 백이 더 곤란해 보인다. 예를 들어 나 처럼 두기만 해도 간단히 백이 안 된다. 이래서는 흑의 승리가 거의 굳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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