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겪던 40대 가장이 안방에 연탄불을 피워 놓고 초등학생인 쌍둥이 자녀와 함께 동반자살한 안타까운 일이 대구에서 일어났다.
24일 오전 8시 20분쯤 대구 서구 중리동 한 아파트에서 김모(43)씨가 쌍둥이인 두 아들(7ㆍ초등 1년)과 함께 신음하는 것을 김씨의 어머니 최모(61)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치료 중 모두 숨졌다. 방에는 “(부모에게)먼저가 미안하다. 아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최씨는 “손자의 등교 문제로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 가 보니 안방에 불붙은 연탄화덕이 놓여 있고, 그 옆에 아들과 손자가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인테리어업을 하던 김씨는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일거리가 없어 현재 무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내 임모(41)씨는 6개월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입원치료중이다. 임씨가 입원한 병원은 주로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활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입원비만 한 달에 100만원이 넘고, 가족 등 별도의 간병인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자신의 실직과 아내의 병치료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자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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