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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코리아 못믿을 행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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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코리아 못믿을 행태 '미스터리'

입력
2013.04.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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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고객정보데이터 베이스를 공개합니다."

23일 오전 '어나니머스(Anonymous) 코리아'의 일원이라고 자처한 한 해커는 자신의 트위터(필명 Anonsj)를 통해 외환은행 고객 1,400여명의 이메일과 등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외환은행에 초비상이 걸린 건 당연한 일. 하지만 한 시간 뒤 외환은행은 "거래고객의 이메일 주소와 일치하지 않는다. 해킹은 없었다"고 밝혔다. 소동은 일단락 됐지만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하다니. 진짜 어논(어나니머스 멤버의 약칭)이 맞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어나니머스는 과거 소니 해킹,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동조해킹 등으로 유명해진 글로벌 해킹그룹. 이들의 한국지부 격인 어나니머스코리아의 경우 지난 3일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공격한 사실을 공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이 공개한 1만5,000여명의 회원정보 중 국내 포털 계정으로 가입한 2,000여명에 대해 경찰이 국가보안법 혐의로 수사에 나섰고, '북한에 맞서는 사이버 애국집단'으로 여겨지며 여론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석연치 않은 일련의 모습들이 불거지면서 그 실체를 둘러싼 의혹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나니머스코리아의 몇 가지 행태는 어나니머스 본래의 전형적 특징과는 너무도 차이가 난다는 게 궁금증의 핵심이다.

사실 이들은 등장부터 의문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는 글로벌 해킹그룹이라는 주장과 달리 ▦공식계정에 한국국기를 게시한 점 ▦어나니머스코리아란 이름을 사용한 점 ▦"종북세력을 색출하라"는 발언 뒤 해당 글을 삭제한 점 등 석연찮은 부분이 많았던 것. 애초 내걸었던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자"는 기치에 비춰, 이들의 행태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엔 어나니머스코리아 해체설까지 불거졌다. 4.19기념 플래시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원간 의견충돌이 발생, '우리민족끼리'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해커 'Anonsj'가 "앞으로 개별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것. 이에 또 다른 해커 'colorf121'가 "Anonsj는 보수사이트 일간베스트에서 활동한 중학생 블랙해커다. 앞으로 어논을 사칭하면 신상을 공개하겠다"라고 말해 진실게임 논란까지 촉발시켰다.

현재 어나니머스코리아의 신뢰도는 점차 떨어지는 상황. 외환은행 해킹 소동 직후 한 해커가 어나니머스 공식 트위터에 "우리들의 대북 사이버 공격작전(OpNorthKorea)을 방해하려는 이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네티즌들은 "이젠 누가 진짜 어논이고 가짜 어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어나니머스임을 주장하는 이들이 진짜 여부는 검증되지 않고 있고 검증하기도 힘들다"며 "실체 여부를 떠나 이들의 공격법은 국내법이나 국제법 상으로 불법인 만큼 당국은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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