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24)씨는 공군사관학교를 자퇴하고 올해 비교민속학과가 있는 중앙대 아시아문화학부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입학 2개월 만에 날벼락을 맞았다. 비교민속학과가 폐과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 유씨는 "기업도 인문학을 강조하는 마당에 학교가 거꾸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2010년에도 비인기ㆍ유사학과를 통폐합했던 중앙대가 최근 아시아문화학부 비교민속학과와 사회복지학부 아동복지학과ㆍ청소년학과ㆍ가족복지학과 등 비인기 인문사회계열 학과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학생들의 반발을 하고 있다. 전공 선택 비율이 낮아 학교 경영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문화학부의 경우 신입생 100명 중 지난해 비교민속학과를 택한 학생은 4명이었다. 다른 학과도 상황이 비슷해 2011년부터 2년간 평균 전공 선택 비율은 아동복지학과 2.2%, 청소년학과 7.1%, 가족복지학과 3.3%다.
정태영 비교민속학과 학생회장도 "지난해 인문사회계열 최우수학과로 꼽힌 비교민속학 전공을 이제 와서 돈 안 된다며 없애기로 하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비인기학과 폐지방침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대학이 이곳만이 아니다. 부산외대가 8년 전 신설한 러시아인도통상학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히자 지난 3일 이 학부 학생들은 대학본부 앞에서 반대 농성을 벌였다. 취업률이 낮은 인문ㆍ미술계열학과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갈 방침인 목원대를 포함해 부산대, 경기대 등도 학과 통폐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시대 흐름에 발맞춘다며 새로운 전공을 만들어 놓고 연구성과, 취업 등이 기대에 못 미치면 구조조정부터 하려는 대학도 문제"라며 "학과 통폐합은 다수의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