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협박 편지와 흰색 가루가 담긴 소포가 23일 배달됐다. 백색 가루는 밀가루로 확인됐지만 군 당국은 이를 테러로 규정하고 발신자 추적에 나섰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2분쯤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노란색 봉투에 담긴 소포가 발신자 표시 없이 동대문 우체국 소인이 찍혀 배달됐다. 이 소포에는 백색 가루가 들어 있는 어른 주먹 크기의 비닐 봉지와 김 장관을 비방하는 글이 적힌 A5 용지 크기의 협박 편지가 동봉됐다. 편지에는 "김관진은 더러운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지 말라, 북의 최고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며 전쟁 광기를 부리다가는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된다"고 적혀있다. 1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인근에서 발견된 494장의 유인물과 같은 내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소포에 동봉된 백색 가루를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가 편광현미경 등을 동원, 정밀 분석한 결과 시중에서 유통되는 일반 식용 밀가루로 확인됐다"며 "이 사실을 질병관리본부 생물테러대응팀에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주요 인사에 대한 테러 시도'로 규정하고 용산경찰서 등과 함께 김 장관 비방 유인물과 소포의 발신자 추적에 착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수사는 군ㆍ경의 긴밀한 공조 아래 이뤄질 것"이라며 "이런 방식의 테러가 확산될 가능성을 감안해 국가정보원도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9일 삼각지 일대에서 김 장관 비방 유인물을 살포한 인물과 오늘 괴소포를 보낸 인물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며 "이번에는 밀가루였지만 다음엔 다른 위험한 물질을 보낼 수 있는 만큼 우편물 검색 시스템과 청사 안팎 경계 검문을 강화된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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