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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의 힘

입력
2013.04.2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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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의 귀환에 가요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가수' 싸이의 인기가 무색할 정도다. 45년째 정상을 지키고 있는 국민가수의 귀환에 전 세대가 환호를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음반이 나오기 전부터 2만 장이 예약판매 되는 한편, 발매일인 23일에는 이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23일 오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앞은 가수 조용필이 10년 만에 발표한 19집 '헬로'를 사려는 사람들이 200m 이상 길게 줄을 섰다. '위대한 탄생' '미지의 세계' '이터널리' 등 조용필 팬클럽 회원들이 대다수였고, 부모에게 선물을 하고 싶어 왔다는 20대도 있었다. 앨범 판매가 시작된 이날 현장에선 조씨가 미리 공개한 곡인 '바운스'가 흘러나오자 팬 클럽 회원들은 다 함께 따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냈다. 영풍문고 관계자는 "일부 인기 아이돌 그룹을 제외하면 음반 발매 첫날 수백 명이 줄을 서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사인이 들어 있지 않은 일반 시디도 준비해 놓은 1,000장이 오늘 중으로 모두 팔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팬클럽 '위대한 탄생'은 복수 구매를 막기 위해 영풍문고가 문을 열기 전 신분 확인 후 번호표를 나눠 주며 질서를 유지했다. 조씨가 직접 사인을 한 450장의 한정판 시디는 이 곳에서만 판매됐는데 일부 극성 팬은 새벽 1시부터 줄을 서기도 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40대 여성은 "어릴 적 좋아했던 오빠의 새 노래들을 한 시간이라도 먼저 듣고 싶었다"며 "오늘 밤에 열리는 쇼케이스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450장의 사인 시디는 오전 중에 모두 팔려 나갔다.

온라인 매장인 예스24, 인터넷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등에선 발매 전부터 예약 판매만으로 순위 1위에 올랐고, 23일 현재 4개 업체 모두 주간 음반판매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교보문고 온라인사업팀 강현승씨는 "음반 구매층은 30~50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40대의 비중이 특히 높다"고 전했다.

음원 차트에서도 조용필의 돌풍은 이어지고 있다. 앨범 발매에 앞서 16일 먼저 공개된 '바운스'가 각종 음원 서비스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1위에 오르더니 23일 발표된 타이틀곡 '헬로'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멜론, 올레뮤직, 엠넷닷컴, 벅스, 소리바다, 싸이월드뮤직 등 주요 9개 음원 서비스 사이트의 정상을 독차지했다. 벅스와 네이버뮤직에선 10곡 수록곡 전곡이 1위부터 10위까지를 독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앞서'헬로'는 온ㆍ오프라인 음반 매장에서 동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용필의 YPC프로덕션과 유통사 유니버설뮤직코리아는 우선 2만장을 제작했으나 도ㆍ소매상의 주문 폭주로 전량이 한 번에 팔려나갔다. YPC프로덕션의 조재성 실장은 "요즘엔 1만장도 팔기 힘들다는 이야기에 처음엔 재고 부담을 안고 2만장을 낸 것인데 주문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서 추가 물량으로 다시 2만장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필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19집 수록곡의 일부를 노래하는 쇼케이스도 성황을 이뤘다.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는 2,300명의 팬들이 자리를 가득 채우며 가왕의 귀환을 지켜봤고, 앞서 열린 기자회견엔 4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세간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조용필의 새 앨범에 쏟아지는 높은 관심을 전문가들은 기성세대의 자존심과 가요계 전설을 찾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욕구가 결합된 것으로 본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기성세대는 조용필을 자신들 세대의 상징이자 자존심으로 여기고, 젊은 세대는 전설적인 존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시봉과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전설에 대한 희구가 축적됐는데 조용필이 그것을 폭발시킨 것 같다. 조용필의 성공적인 귀환은 기성세대의 자존심을 살려 줬다. 조용필이 세대를 포괄하는 성취를 이뤄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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