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 공격수 임상협(25ㆍ부산 아이파크)은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꽃 미남'이다. 귀공자 외모에 실력까지 겸비해 소녀 팬들을 몰고 다닌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잘 생긴 얼굴'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예전 같은 기량을 뽐내지 못하자 '얼굴 때문에 출전한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부상을 안고 뛰어야 했던 임상협은 고개를 떨궜다. 오기로 다시 일어선 임상협은 올 시즌 쾌조의 골 감각을 뽐내며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얼굴로 공 찬다'는 비난에 상처
임상협은 2011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2009년 전북에서 첫 발을 내디딘 그는 후보에 머물다 부산으로 이적하면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34경기에 출전해 10골2도움을 기록했다.
임상협은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시절에 소집 명단 후보로도 이름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 그러나 2012년 극도로 부진했다. 출전 기회는 많았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39경기 3골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스스로 위축됐다. 그는 "시즌 시작부터 왼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채 진통제를 맞고 뛰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며 "장점인 스피드를 살리지 못했고, 몸싸움도 안 되고, 심리적으로도 쫓겼다"고 설명했다. 임상협은 발목에 테이핑을 하지 않으면 경기에 나설 수 없을 정도로 통증과의 싸움을 벌인 셈이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냉정했다. 공격 요원이 골을 넣지 못하자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외모를 비꼬아 경기력에 연결시키자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그는 "잘 생겨서 좋은 점이 많은데 조금만 못해도 경기력과 연관 짓기 때문에 안 좋은 점도 있다. 당시 악성 댓글이 주를 이뤘는데 '얼굴 때문에 경기에 나간다', '흥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보낸다'는 글들이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로 인해 임상협은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고, '구단의 얼굴'로 참석해야 하는 행사조차 가기 싫었다고 했다.
한계 드러났다는 평가, 부활로 일축
임상협이 부진하자 '한계다. 패턴이 읽혀 안 통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스로 틀을 깨지 않는다면 더 이상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분석도 뒤따랐다. 그러나 임상협은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발목 부상의 후유증 때문이지 한계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더욱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으려고 했는데 6강 플레이오프가 걸려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주사를 맞고 시즌 끝까지 뛰어야 했다"며 "통증이 없지만 지금도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항변했다.
임상협은 올 시즌 7경기에 나서 벌써 4골을 넣으며 그 동안의 비난을 잠재우고 있다. 임상협은 지난 21일 전남과 원정 경기에서 종료 직전에 극적인 동점골을 비롯해 혼자 2골을 넣었다. 부산은 2-2로 비겨 귀중한 승점 1을 챙겼다. 지난 17일 수원전에서도 골을 넣은 임상협은 2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해결사' 임상협 덕분에 덩달아 부산(3승3무2패)도 최근 2승2무의 상승세를 타며 6위로 뛰어올랐다. 임상협은 "2011년보다 몸이 좋다. 당시에는 무작정 뛰었는데 이제는 한결 여유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만족해 했다.
몸 관리 철두철미 '약쟁이' 별명
2012년 부상으로 고생한 터라 임상협은 몸 관리에 철두철미하다. 몸에 좋은 약을 다 챙겨 먹다 보니 '약쟁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홍삼을 먹고, 식사 후에는 사과원액을 먹는다. 또 점심을 먹은 뒤 도라지나 배즙을 먹고, 오후 훈련이 끝나면 오디즙까지 마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단에서 제공하는 각종 영양제는 물론이고 수시로 보약까지 먹는다.
그는 "아픔이 있다 보니 몸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특히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명예 회복을 위해 이를 악물고 몸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
임상협은 축구 선수로는 드물게 '우유 빛깔' 피부를 갖고 있다. 피부 관리 비결은 선크림이라고 한다. 그는 "선크림을 듬뿍 잘 바른 덕분에 피부가 축구 선수치고 하얀 편"이라고 웃었다. '얼짱 스타'답게 임상협은 트위터 팔로우가 1만5,500 여명에 달한다. 팬들이 많다 보니 지난달 8일에는 데뷔 4주년 선물도 한 다발 받았다.
그는 "팬들의 성원과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신뢰 덕분에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저 그런 선수로 남기 싫다. 2011년(12개)보다 공격 포인트를 많이 올리는 게 올해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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