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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의 첨병 보건소장에 행정직이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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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의 첨병 보건소장에 행정직이 웬말

입력
2013.04.2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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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보건소장의 절반 이상이 비의사 출신이고, 심지어 일부 지역은 관련규정을 위반하고 일반행정직을 임명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신종플루, 조류독감 등 전염병과 집단식중독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의사의 전문성이 절실하지만,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 23개 시군 25개 보건소 중 의사 출신이 보건소장인 곳은 8곳에 불과하고 13개소는 간호사 등 보건의무직이 맡고 있다. 상주시와 의성ㆍ영덕군은 아예 일반행정직을 임명해 지역보건법 시행령 제11조에 "보건소장은 의사로 임용하되, 의사로 충원이 곤란할 경우 보건의무직군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봉화군은 일반행정직을 임명했다가 보건직으로 바꿨고, 청송군은 소장이 아예 공석이다.

특히 상주시는 오래 전부터 관행적으로 일반행정직을 임명해 오다가 상급기관 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상주시는 이런 파행적인 인사 때문에 10여년 전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개선명령을 받았고, 이에 불구하고 시정하지 않아 보건진료소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주민들에게 돌아간 셈이다.

이에 대해 상주시 측은 "지난해 의회 사무국에서 정식 4급을 요구, 4급 보건소장을 의회로 발령하고 행정 4급 직무대리를 보건소장으로 임명했다"며 "다음 인사 때 의사나 보건의무직을 임명하겠다"고 해명했다.

의성군도 최근 '장기재직'을 이유로 간호사출신 보건소장을 일반행정직으로 교체했다.

반면 구미시 등 일부 도시지역은 의사를 임명하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어 애를 태워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구미 선산 2개 보건소가 있는 구미시는 구건회 구미보건소장이 5개월째 선산보건소를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두 차례 전국 공고를 냈지만 응모 의사가 없다"며 "정 안되면 보건소 내 보건의무직군 중에 승진시켜 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진료가 중심인 도시지역 보건지소장은 더 심각하다. 반드시 의사가 필요한 곳이지만, 구미시 인동보건지소와 김천 중앙보건지소는 3차례나 모집공고를 냈음에도 지원자가 없어 공석이다. 게다가 정부가 내년부터 도시형 보건지소에는 공중보건의를 배치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진료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보건소장직에 비의사 출신이 많은 것은 단체장들이 일하기에 '편한' 인물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열악한 정주여건도 원인이지만 일부 단체장들의 '룰'에 벗어난 업무지시 등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단체장들도 "지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행정 공무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 윤모(50)씨는 "보건소는 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할 수 있는 조직을 갖고 있어 선거에 이용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단체장과 코드가 맞는 인물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남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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