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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92> 초록별 아기공룡 '둘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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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92> 초록별 아기공룡 '둘리' 탄생

입력
2013.04.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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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보고 저리봐도 알수없는 둘리 둘리~"

1983년 4월 22일 '아기공룡 둘리'가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만화가 김수정씨의 손에 의해 그려진 둘리는 당대 최고의 어린이 인기잡지 '보물섬'에 소개되며 연재가 시작됐다. 지금의 '뽀로로'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은 아기공룡 둘리는 만화에서 시작해 TV와 영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큰 성공을 거두며 대한민국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81년 '오달자의 봄'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수정씨는 말썽쟁이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차기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 전제아래 때로는 버릇없기도 하고 반항적인 행동까지 그려보려 했지만 교과서적인 것만 강조하던 당시의 사전 심의를 통과하기에는 무리였다. 이에 작가는 인간이 아닌 동물을 의인화 시키기로 하고 수 천 만년 전에 멸종한 동물인 공룡을 주인공으로 결정했다.

작가가 처음 구상한 색은 갈색이었지만 보물섬 편집장의 뜻에 따라 초록색 옷을 입게 된 둘리는 1억 년 전 빙하기 때 얼음 속에 갇혔다가 어느날 갑자기 한강 위로 얼음이 떠오르면서 서울에서 살아가게 된다. 가끔씩 '호이'하며 외치는 귀여운 소리와 함께 초능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뻔뻔하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장난꾸러기의 특성을 가졌다. 둘리가 생활하게 된 서울의 한 가정집에는 이 외에도 독특하고 흥미 있는 캐릭터들이 넘쳐난다. 젖꼭지를 입에 물고 항상 기저귀까지 차고 다니지만 가끔은 어른보다 더 똑똑한 '희동이'. 희동이의 아빠, 엄마는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난 상태다. '깐따삐야 별'에서 온 외계인으로 타임머신 고장으로 지구에 불시착한 '도우너'. '타임코스모스 '라는 바이올린 모양의 기계로 친구들을 모험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들과 함께 라스베이거스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캐릭터 중 유일한 숙녀 타조 '또치'와 가수 지망생 '마이콜'이 등장하며 이들을 모두 도맡아 키우게 된 만년과장 '고길동'씨가 등장 인물들의 핵심이다.

아기공룡 둘리는 83년 보물섬을 통해 태어나 93년까지 10년간 만화 속 캐릭터로 활동했고 96년에는'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라는 극장용 영화로 제작돼 3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

둘리는 스무 살이 되던 2003년 경기 부천시로부터 주민등록증(830422-1185600)까지 발급받으며 만화적 상상을 넘어 '법적 지위'까지 갖추게 됐다.

80년 대 "둘리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던 둘리는 문구류, 게임, 영상물 등을 통해 활발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22일 검색창 초기 화면에 둘리 로고를 게시했고 작가 김수정은 이에 짤막한 글을 남겼다. "1983년 봄 둘리 태어나다. 2013년 봄 둘리 아직 살아있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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