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대학병원 로비가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그람음성균과 곰팡이로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살모넬라균 이질균 수막염균 등을 통칭하는 그람음성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폐렴, 요로감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팀은 지난해 1~7월 서울 4개, 경기 2개 대학병원 로비를 대상으로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시간대별 공기 시료 76개를 채취한 결과, 64개(84.2%)에서 그람음성균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특히 710병상 규모의 한 대학병원 시료에서는 그람음성균이 1㎥ 당 최대 110마리나 나왔다.
곰팡이는 모든 시료에서 1㎥ 당 11마리에서 220마리까지 검출됐다. 곰팡이는 사타구니 완선, 무좀 등 피부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평균적으로 이들 오염 물질의 농도는 오후 5시대가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주 오염원으로 병원 내 공조장치를 지목했다. 오염된 공기가 모이는데다 습기가 높아 미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박동욱 교수는 "국내 병원에는 아직 공조장치를 비롯해 원내 감염에 대한 기준과 관리가 미흡하다"면서 "감염 우려가 큰 수술실, 응급실, 소아병동부터 공기질을 평가하고 관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환경공중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