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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불교, 명성황후 시해 관여 등 한국에 만행 일삼고도 참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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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불교, 명성황후 시해 관여 등 한국에 만행 일삼고도 참회 없어”

입력
2013.04.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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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일본의 불교는 해외 포교라는 미명아래 한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불교는 제대로 반성하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등 좀 뻔뻔합니다.”

일본의 최대 불교 종파 조동종(曹洞宗)의 운쇼사(雲祥寺) 주지인 이치노헤 쇼코(一戶彰晃ㆍ64) 스님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한 카페에서 가진 (동국대 출판부 발행) 한국어판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잘못을 참회하지 않는 일본 불교를 질타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펴낸 책의 한국어판인 이 책은 ‘일본 조동종은 조선에서 무엇을 했나’라는 부제 그대로 조동종이 일제와 협력해 이 땅에서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를 10여년 동안 직접 발로 뛰어 발굴한 자료를 토대로 엮은 참회록이다.

조동종은 메이지 유신 이후 태평양전쟁 패전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당시의 정치권력이 자행한 아시아 지배야욕에 가담하거나 영합했으며, 1945년 일본 패망 당시 한국에 160여개의 사원과 포교소를 설치했다.

이치노헤 스님은 일본 불교가 구한말 외세 강점기 다른 종교가 그랬던 것처럼 포교라는 미명아래 일제의 수탈과 황국신민화의 적극적인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조동종은 1939년 안중근 의사의 차남 안준생이 이토 히로부미의 이름를 딴 박문사(博文寺)에 가서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게 만들었을 정도입니다. 또한 조동종은 1895년 명성황후 살해사건에도 깊숙이 관여해 이에 참여한 다케다 한시라는 조동종 승려는 조선의 조동종을 책임지는 조선포교관리에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이치노헤 스님은 이처럼 일본 불교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내부자 고발’활동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불교는 본래 살생을 부정하는 종교인데, 조동종이 일제에 적극적으로 전쟁 지원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 이 일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전북 군산 동국사를 돕기 위한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 대표도 맡았다. 지난해 9월에는 조동종의 죄과를 조금이라도 씻으려는 뜻에서 동국사에 ‘참사비(懺謝碑)’를 세우기도 했다.

“나는 조동종 소속 승려이기 전에 부처님 제자이기 때문에 잘못된 일에 참회하는 것을 옳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각료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계속 참배하는 등 제대로 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진정한 한일관계는 이뤄질 수 없을 것입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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