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의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19)가 사건 발생 다음날 학교에 나타나 정상적인 일상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는 조하르가 테러 다음날인 16일 자신이 다니던 매사추세츠대 다트머스 캠퍼스에서 마주친 친구 자크 베텐커트와 보스턴 테러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대학 2학년생인 베텐커트는 입학 첫 해에 조하르와 스페인어 강의를 함께 들으며 친해진 사이다. 베텐커트는 조하르가 약간 피곤해 보였던 것 외에는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텐커트는 "테러소식 들었어? 미친 짓 아니야?"하고 묻자 조하르가 "응, 비극이네"라고 답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베턴커트는 "내가 '보스턴 시민이 이라크 사람 비슷한 기분이겠다'고 하자 조하르가 '그래, 그런 비극은 항상 일어나게 마련이지'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학 2학년생인 또 다른 친구 네이선 영은 반대로 조하르가 평소보다 침울해 보였다고 말했다. 영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조하르를 봤는데 우울해 보이고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운동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었다"고 말했다.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가 아내 캐서린 러셀(24)을 이슬람극단주의에 세뇌시켰을 것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의사의 딸로 전형적인 미국 소녀였던 캐서린이 타메를란을 만나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전했다. 캐서린은 대학 진학 후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하려는 꿈을 꾸었지만 21세에 타메를란을 만나 딸 자하르를 낳고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밤색 머리카락을 히잡으로 가리기 시작했다. 로드아일랜드의 부모 집에 머물고 있는 캐서린은 테러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차르나예프 형제의 숙모는 전화 협박을 받고 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형제의 숙모 마레트 차르나예바는 "사람들이 전화해 캐나다를 떠나라고 협박한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의 마레트는 "미국 수사당국이 조하르에게 결백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캐나다를) 떠나더라도 조카들의 시신을 챙겨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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