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가 운영하던 '대구미국문화원'과 같은 이름의 사설어학원에 화염병과 함께 반미 유인물이 살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오전 7시2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9층 건물 3층 '대구미국문화원 평생교육원' 복도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났다는 신고에 따라 소방대와 군병력, 경찰, 국정원까지 출동하는 대소동이 벌어졌다. 불은 복도 벽 일부만 그을린 채 곧바로 꺼졌다.
군경은 현장에서 깨진 형광등과 드링크병, 기름으로 보이는 물질과 함께 '반미반파쇼투쟁위원회' 명의의 반미 유인물 5장을 발견했다. 유인물에는 "미국은 지난 100년 넘게 우리 민족에게 천인공노할 야만적 범죄를 저질러왔다. 이제는 핵전쟁까지 일으키려 하고 있다. 미국과의 악연을 끊을 때가 왔다. 각오하라. 한 놈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출입구 CCTV에 이날 오전 6시39분쯤 배낭을 메고 모자를 쓴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들어왔다가 2분 뒤 나가는 모습이 포착됨에 따라 이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사설어학원인 '대구미문화원'을 미국정부가 운영하다 1997년 폐쇄한 '대구미국문화원'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은 대공용의점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