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테러범인 차르나예프 형제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동경과 떠돌이 삶, 남성우월주의(마초이즘)라는 체첸의 전형적 민족성을 이어받았다고 CNN 등 외신이 분석했다. 1990년대 러시아와의 독립전쟁을 목격하며 이슬람 소수파로 성장하면서 이 같은 체첸 사람들의 전형적 특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형제가 신세대 '와하비 전사'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와하비는 이슬람 코란 교리 중심의 극단적 금욕주의를 표방하는 수니파의 와하비즘 신도를 말한다. 형제가 태어나고 유년기를 보낸 북 캅카스 지역의 체첸과 다게스탄공화국에는 와하비 지하디스트 양성캠프가 여러 곳 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이 때문에 북 캅카스 지역은 이슬람 급진 세력의 지하디스트(전사) 인큐베이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체첸의 반 러시아 저항이 치열했던 1990년대 초에 태어난 젊은이들은 와하비즘의 단순 명쾌한 논리에 매료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형제도 바로 이 세대에 속한다.
형제는 또 체첸 남성들이 전사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무술을 익히는 마초 문화에도 빠졌다고 CNN은 분석했다. 형 타메를란과 동생 조하르가 각각 권투와 레슬링 선수로 활동한 것이 그런 문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CNN은 체첸 민족이 미국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북 캅카스 무장 테러 조직이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와 같이 미국에서 테러를 할만한 동기가 있다는 얘기다. CNN은 "러시아가 1990년대 체첸 민족을 학살하고 2000년대 들어 북 캅카스 무장 세력 제거 작전에 나선 것에 미국이 침묵하자 체첸 사람들이 미국에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며 체첸 사람의 반미 감정을 설명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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