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우파 콜로라도당의 오라시오 카르테스(56) 후보가 승리했다. 파라과이가 지난해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의 탄핵 이후 10개월여 만에 정국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연방선거법원은 이날 밤 카르테스 후보가 45.91%를 득표해 36.84%를 얻은 중도 성향 자유당(PLRA)의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좌파 진영 후보인 마리오 페레이로와 아니발 카릴로의 득표율은 10%를 넘지 못했다.
카르테스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콜로라도당은 5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1947년 정권을 잡은 콜로라도당은 2008년 중도좌파 후보 루고에게 패하기 전까지 61년간 집권했다.
이번 대선에서 우파 정권이 재등장하면서 루고 정부가 주도했던 복지 정책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카르테스 후보는 승리 확정 후 연설에서 “가난과 청년 실업 문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빈곤 퇴치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카르테스는 2009년 콜로라도당에 입당해 불과 4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정치인보다는 프로축구클럽 리베르타드의 구단주로 더 유명한 그는 은행, 투자회사, 음료수 업체 등 26개 기업을 보유한 갑부다. 전문가들은 그가 기업인 출신답게 경제와 외교 정책에서 중도실용 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과거 부패와 마약 거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어 향후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파라과이와 남미 국가들 간의 관계 개선도 기대된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남미국가연합은 루고 전 대통령이 탄핵되자 파라과이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앞서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대선이 끝나면 파라과이가 메르코수르와 남미국가연합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관계 정상화에 청신호를 보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