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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양적완화 나서면 외환위기 맞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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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양적완화 나서면 외환위기 맞을 수 있어"

입력
2013.04.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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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우리도 선진국처럼 양적완화에 나설 경우, 자칫 외환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의 독립성은 중요한 가치며 내년 3월까지 정해진 임기를 마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 워싱턴시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 업무보고에 출석, 국회의원들과 일대 설전을 벌였다.

그는 G20 회의에서 선진국들이 일본 정책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국제적으로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면서 "일본이 계속 지금의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으며 6월에 발표할 일본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을 봐야 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한편으로 선진국의 양적완화 공세에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으로서는 대규모 돈풀기의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이 "우리도 양적완화로 맞서면 자칫 (원화가치 급락으로)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고 묻자 김 총재는 "그럴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김 총재는 "추경으로 발행한 국채를 한은이 직접 매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동성 확대에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추경용 국채 발행으로 채권금리가 오른다면 중앙은행의 역할은 할 것"이라고 덧붙여 정부의 경기부양에 협조하겠다는 여지도 남겼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와 달리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집중 성토했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도 금리는 동결했다"고 지적하자 김 총재는 "작년 두 차례 금리 인하 때는 6개월 후 성장전망이 어두웠지만 지금은 6개월 후 경제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판단해 동결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 "시장은 이미 2번의 금리인하를 점치고 있다"고 따지자 "나는 시장에 한 번도 잘못된 신호를 준 적이 없다"며 "시장이 한은 판단과는 다른 기대를 가졌던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김 총재는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의 "한은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고, "독립성 수호를 위해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지킬 수 있겠느냐"고 하자 "그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G20 회의 후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중앙은행 총재에게 임기를 두는 것은 정부로부터의 영향도 있지만 시장으로부터 받는 압력을 견디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G20 공동선언문이 일본의 양적완화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으로 해석되면서 국제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향후 엔화 환율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2일 현재 바클레이즈, 크레디트스위스, JP모간 등 14개 IB의 향후 3개월 엔ㆍ달러 환율 전망치 평균은 달러당 99.86엔으로 1주일 전(98.21엔)보다 높아졌고 6개월(100.58엔), 9개월(100.78엔), 12개월(103.25엔) 후 전망치는 모두 100엔을 넘어섰다. 이들 IB는 1주일 전 6~12개월 후 전망치가 모두 90엔대였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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