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좋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막 이틀 만인 21일 누적 관람객 9만 여명을 돌파하는 등 초반부터 흥행몰이를 시작했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관람객 유치 목표를 400만 명에서 그 이상으로 올려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직위원회의 운영 미숙이 속출하면서 관람객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개막 전 세 차례의 리허설 과정에서 지적됐던 관람객 안내시스템 미비와 편의시설 부족 등의 문제점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불안한 운영'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가장 기본적인 관람객 안내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웠다. 조직위는 박람회장 내에 운영요원과 통역도우미, 정원해설사, 자원봉사자 등 730여명을 배치했지만 111만2,000㎡에 달하는 광대한 박람회장 안내를 전담하는 요원은 40여명에 불과해 관람객들이 안내요원을 찾아 다녀야 할 정도였다. 게다가 세계 각국의 정원 문화에 대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배치한 정원해설사도 18명에 불과해 대부분 관람객들은 눈요기식으로 정원을 둘러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정모(58ㆍ서울 서초구)씨는 "볼거리가 풍성해 박람회장을 구석구석 살펴볼 계획이었지만 안내판과 안내요원이 보이질 않아 정원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며 "관람객이 안내요원을 찾아 다녀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람회장 입구에 설치된 입장권 인식시스템은 개장 첫날부터 고장을 일으켜 관람객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출입구에 설치된 입장권 검표기의 경우 입장권이나 아이디 카드를 검표기 겉에 터치하는 방식이 아닌 틈새 삽입방식이어서 틈새 접촉불량에 따른 오류 발생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부 관람객들은 입장권 검표기의 오류가 발생하자 입장권을 반납하는 항의 소동을 벌였고, 조직위 측은 임시 입장권을 나눠주며 진화에 나서는 등 진땀을 흘려야 했다.
편의시설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박회람장 내 식당이 9곳으로 턱없이 부족한 데다 일부 식당에선 관람객 수요를 맞추지 못해 식재료가 떨어져 판매를 중단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황모(43ㆍ전남 순천시 조례동)씨는 "음식물 외부 반입을 불허해 놓고 식당은 왜 그렇게 적게 개설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특히 밥값도 비싼 데다 어떤 식당은 밥이 떨어져 손님도 못 받고 있는데 웃음 밖에 안 나오더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박람회가 10월까지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쉼터가 필수적이지만 관람객들을 위한 햇빛가림막이나 벤치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경남 마산에서 왔다는 김모(82) 할머니는 "박람회장을 돌아다니면서 다리가 아파 쉴 곳을 찾았지만 벤치 하나도 없어 돌에 걸터앉거나 길바닥에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며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엔 어떻게 하려고 햇빛가림막 같은 휴식공간을 만들어 놓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큰 행사를 치르다 보니 개장 초기 편의시설 부족 등 시행착오가 일부 있었다"며 "관람객들의 불만 사항을 매일 체크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뜰과 꽃밭 천지, 정원박람회 백배 즐기기 Tip허태민기자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은 순천시 풍덕동과 오천동 등 순천만 일대 111만2,000㎡의 광활한 부지에 자리잡고 있다. 주 박람회장 면적만 56만4,000㎡에 달하고 수목원은 25만3,000㎡, 습지센터는 10만5,000㎡이다. 웬만큼 발품을 팔지 않고는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 정도다. 세계의 정원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알찬 여행이 되기 위한 팁에 대해 알아봤다.
박람회장 전체를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4~7시간. 따라서 운동화 등 활동성이 편한 신발과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바닷가가 인접해 내륙보다는 풍속이 강한 만큼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별도의 의류 한 벌을 더 갖추는 것도 바람직하다.
아울러 입장과 함께 안내센터 등지에 비치된 박람회장 안내서와 약도를 챙겨두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안내서가 추천한 코스를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거닌다면 곳곳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소리와 함께 할 수 있다.
가족단위로 여행하는 관람객이라면 카메라와 스케치북, 필기도구 등과 함께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아이들이 식물의 종류와 형태를 배우고, 나아가 생명의 지혜를 익힐 수 있는 더 없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QR코드'를 통해 나무와 꽃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아울러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정원이AR'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순천만의 서식 동물을 한 눈에 볼 수도 있다. 이 앱은 박람회장 내 어린이동물원에 있는 홍학, 알다브라거북이 등과 순천만에 서식하는 흑두루미, 짱뚱어 등의 동물 이미지 인쇄물을 증강현실 기술로 구현한 서비스다.
20여명이 탑승할 수 있는 전기관람차를 이용해 주 박람회장을 둘러볼 수도 있다. 주 박람회장에는 총 6대의 관람차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에 나서고 있다. 배차 간격은 8~10분이다. 요금은 2,000원이다. 지체장애 1급~3급, 만 3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이다. 정류소는 프랑스정원, 한방체험관, 생태체험교육장, 어린이정원 등 4곳이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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