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하는 노래비 건립이 추진된다.
광주 북구는 운암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처음 만들어지고 불린 현 광주 문화예술회관 후문 자리에 노래비를 세워 달라고 요청해 와 검토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주민들은 최근 북구가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에 노래비 사업을 신청해 심사를 받았다. 북구는 노래비 건립 사업을 검토한 뒤 빠르면 25일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주민들이 노래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소설가 황석영씨가 1981년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을 쓴 옛집 터다. 황씨가 백기완씨의 시 '묏비나리'를 개작했고 당시 전남대생 김종률씨가 곡을 붙였다.
황씨의 집은 1986년 광주 문예회관에 수용되기 전까지 지역 문화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으며 이 노래의 첫 녹음도 군부의 감시를 피해 이 집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당시 30세)과 그 무렵 노동현장에서 산화한 박기순(당시 21세ㆍ여)의 영혼결혼식을 담은 노래굿 테이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노래는 매년 5ㆍ18 기념식에서 제창돼왔으며 '운동권 애국가'라 불릴 만큼 각종 집회, 시위 현장에서 애창됐다. 주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탄생 장소를 기념하고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워야 한다"며 "노래비 주변에 문화예술 특성화 공원과 주민 쉼터도 조성해 휴식공간으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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