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부양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21일 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 허용폭을 1%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늘려 최저 대출금리를 연3.5%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자 손실을 보전하는 생애 최초 주택자금 대출(전용면적 60㎡ㆍ3억원 이하는 3.3%, 전용면적 60~85㎡ㆍ6억원 이하는 3.5%)과 비슷한 수준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대출금리를 적용한 것"이라며 "건전성이 좋은 비거치식에 적용하고 9월까지 2조원가량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현재 4% 초반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3.5~3.8%로 낮출 계획이다. 또 기업은행은 근로자 우대 상품으로 최저 금리 3%대에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등 전세자금 대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은행들이 부동산 침체 탓에 '잠정 휴업'했던 대출 상품 판매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건 4ㆍ1 부동산 대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양도소득세 면제 적용 시점이 22일로 가닥을 잡았고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의 총부채상환비율(DTI)도 같은 날 해제되는 등 세금과 금융의 제도적 지원이 구체화면서 주택 거래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출혈 경쟁 우려도 나온다. 3%대 금리는 사실상 마진이 거의 나지 않는 수준임에도 은행들이 너도나도 주택담보대출 판매 경쟁에 뛰어들다가 자산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장기적으로 다른 예ㆍ적금 판매 등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금리가 워낙 낮아 그 자체로서는 이윤을 기대할 수 없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특정 시기 대출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보다 높다고 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며 은행들의 금리인하 경쟁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출 증가율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지는 계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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