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4 재보궐선거부터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제 결과가 고무적이다. 선거일에 앞서 19, 20일 양일간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 국회의원 3개 선거구의 평균 투표율이 6.93%로 집계됐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의 양자대결 양상인 서울 노원병은 8.38%나 됐다. 19대 총선 때 이들 지역 부재자 투표율이 1.94%였음에 비춰 사전투표제가 투표율 제고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통합선거인명부 작성으로 가능해진 사전투표제는 선거 당일 투표를 못하는 유권자가 부재자신고 없이 간단한 신분확인을 거친 뒤 미리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제도다. 유권자 자신의 선거구만이 아니라 다른 선거구의 투표소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다. 이전에는 부재자신고를 한 경우에만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사전투표제는 선거당일 투표하지 못하는 유권자의 투표소 접근성을 크게 높였으며 사실상 투표일을 사흘로 늘린 효과를 내는 셈이다.
사전투표제는 일부 지역에만 투표함이 설치되는 재보선보다는 전국 단위의 총선이나 대선, 지방선거에서 더 큰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투표율 제고효과를 더 키우려면 보완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상 주요 선거일이 수요일로 고정돼 있고, 사전투표는'선거일 전 5일부터 2일간' 실시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사전선거일은 매번 금ㆍ토요일이 된다. 하지만 영세업체 근로자들은 토요일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일요일에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투표시간 연장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됐지만 이 문제를 포함해 투표연령 하향 조정 등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 높은 투표율이 야당에 유리하다는 통설도 지난 대선에서 깨졌다. 어떤 형태로든 유권자의 투표참여 기회를 넓히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과 정치쇄신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4ㆍ24 재보선이 일부 명망 인사들의 정치권 재진입 여부에 대한 관심을 넘어 투표율 제고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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