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기관지가 1980년대 정치 개혁을 주창하다 실각한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24주기 추모 글을 실은 데 이어 이번엔 관영 출판사가 그의 아들 후더핑(胡德平ㆍ사진) 전국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이 개혁에 대해 쓴 책을 출간했다.
중국통신사는 18일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시에서 중국의 개혁개방과 법치주의 등에 관한 내용들을 담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후 상무위원이 집필하고 인민출판사가 펴낸 이 책은 후 전 총서기가 개혁에 대해 거침없이 말한 내용들을 비롯해 1983년 이후 중국 개혁 사상의 전개 과정 등을 담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사회자는 이 행사가 15일로 24주기를 맞은 후 전 총서기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 상무위원은 중국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를 생각하면 비통한 심정을 멈출 수 없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버지는 살아계신 것과 마찬가지여서 유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개혁을 추진할 땐 마땅히 용기와 기백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개혁을 추진하지 않는 것은 그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 전 총서기는 민주화 시위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총서기직에서 밀려난 뒤 심장병을 앓다 1989년 사망, 톈안먼(天安門) 사건의 단초가 됐다. 법치와 민주주의를 주장해 개혁파의 상징으로 불리는 그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와 각별한 사이였다. 후 상무위원도 지난해 시 주석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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