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언론과 주요국 재무장관을 상대로 일본 엔저의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는 등 엔저 저지를 위한 여론 몰이에 나섰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현 부총리는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인위적 엔저가 한국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북한 리스크보다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엔저 현상이 자칫 ‘통화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주요국이 엔화의 평가절하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같은 날 진행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제이콥 류 미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도 일본 양적완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G20 재무장관회의 등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론화 작업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현 부총리는 라가르드 총재와 만나 “일본의 양적완화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상대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설명한 뒤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와 IMF회의에서 깊은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류 장관과의 면담에서도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는 ‘근린 궁핍화’라는 부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조화롭게 조정돼야 한다”며 엔저 저지를 위한 미국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
현 부총리는 러시아, 호주 등의 재무장관과도 만나 엔저 문제와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박태호 경제통상대사에 대한 지원을 당부할 예정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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