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5일만인 18일 유튜브에서만 1억4,000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가운데 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서울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분 15초 분량의 싸이 뮤직비디오에서 서울도서관이 등장하는 장면은 단 5초. 특히 가수 싸이와 댄서들이 군무를 이루는 장면을 촬영한 서울도서관 1층과 2층 열람실을 잇는 계단은 단 1초 등장한다. 하지만 높이 4m의 책장에 책들이 가지런하게 보관돼 있는 이 곳은 이미 누리꾼들의 눈에 익숙한 장소이다. 지난 1월 27일 SBS방송 예능프로 '런닝맨'에서 이곳이 상세히 소개되면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18일 서울도서관을 찾은 대학생 장모(24)씨는 "예능프로그램과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도서관 계단에 걸쳐 앉아 책을 읽어보니까 색다른 체험을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도서관 관계자들은 이런 영상들 때문에 공개적으로 사진을 찍거나 소란을 피우는 이용자들이 늘 것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날 지상4층, 지하 4층 규모의 서울도서관에는 26명의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도서관 내에서 떠들거나, 음료수를 마시면서 사진을 찍는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실제로 서울시가 홍보에만 열을 올려 도서관 본연의 기능이 훼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정세환 서울시의원(민주ㆍ도봉3)은 지난 17일 열린 제246회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싸이가 도서관에서 춤을 췄는데,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이곳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이 서울도서관에서 춤을 추고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올리지 않으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칫 도서관이 관광 명소로만 인식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관계자는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일요일이었던 지난 7일 이용시간이 종료된 밤 10시부터 4시간 동안 촬영한 것"이라며 "홍보를 통해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도서관이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에 따르면 도서관이 방송 등에 소개가 됐지만 이용객의 수는 하루 평균 4,000명 정도로 지난해 10월 개관할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그렇다고 도서관을 관광명소로 생각해 찾아오는 사람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도서관 홈페이지에 '도서관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지 알랑가 몰라'라는 문구와 함께 도서관에서 춤을 추고 있는 싸이의 모습을 올려 도서관을 소개하고 있다. 동시에 팝업창 하단에는 '여기에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라는 문구까지 편집해 올려, 실제 도서관에서는 정숙해 줄 것을 재치 있게 당부하고 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홍보에만 열중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비판을 충분히 수용하면서 도서관 분위기 관리에도 신경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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