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북서쪽으로 550㎞떨어진 소도시 올레순드. 빙하에 깎여 만들어진 피오르 해안 관광지로도 유명한 이 곳의 외곽 마을 시킬번에는 4대째 이어오는 가구업체 에코르네스의 본사와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에코르네스는 리클라이너(등받이가 뒤로 넘어가는 안락의자)인 '스트레스리스' 와 소파를 만드는 전문 가구기업. 세계 45개국에서 지난해 약 5,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노르웨이의 대표 강소기업이다.
창업주 옌스 에코르네스의 손자로 20년간 연구개발(R&D)을 책임져 온 아베 에코르네스 이사는 "1934년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제품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편안함"이라고 강조했다. 안락의자든 소파든 머리와 허리부분을 지지하는 기술을 적용, 어떠한 자세를 취해도 정면을 응시할 수 있도록 설계돼 독서나 TV 시청 시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것. 그는 "체중에 따라 자연스럽게 뒤로 젖혀지는 기능도 갖췄다"며 "유사 제품들이 레버나 리모콘으로 등받이를 움직이도록 한 것과 차별화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의자나 소파에 끼워 높낮이는 물론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미니탁자 등 편리성을 강조한 제품들 역시 모두 그의 아이디어다.
왜 남들처럼 CEO를 맡지 않느냐고 질문했더니 "가족이 대주주라고 해서 꼭 CEO를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제품개발이 CEO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섯명의 자녀 가운데 큰 딸은 공장AS, 둘째 아들은 제품생산, 셋째 딸은 디자인부문에서 근무 중인데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코르네스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15%의 영업이익률을 내며 성장을 거듭하는 배경에는 직원들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자리한다. 공장 작업장마다 넓은 투명창을 설치해 직원들이 경치를 바라보며 일할 수 있도록 했다. 평균 연봉 역시 다른 기업보다 10~20% 많은 평균 7,200만원에 달한다. 현재 7,500명인 시킬번 주민 가운데 약 1,000명이 다닐 만큼 토착 기업이어서 지역사회와의 유대와 교류도 활발하다.
에코르네스 이사는 "한국에서만 매년 30%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며 "올 11월 에이스침대를 통해 한국에 사무용 스트레스리스를 새롭게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2,3년 안에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기 위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레순드(노르웨이)=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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