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영어시험 부정행위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서울 K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 박모(29)씨가 공무원 시험 합격 등을 보장하는 광고 메일도 살포한 사실을 확인하고 다른 국가공인 시험의 부정행위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17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박씨 일당 7명은 인터넷 유명 카페에서 수집한 이메일로 150만여통의 광고 메일을 보내 부정시험 의뢰인을 모집했다. 이 이메일에는 공인영어시험인 토익 만점, 텝스 900점 이상(각 1,000만원)을 맞게 해주겠다는 글 외에 수학능력시험 고득점과 공무원 시험 합격을 보장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박씨 등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입학이 가능한 수능 점수에 4억원, 일반 행정직 7ㆍ9급 공무원 시험 합격에 각각 2억원과 8,000만원을 걸었다. 박씨 등은 "수년 동안 사고 한 차례 없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가 하면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해 첨단장비를 이용한다"는 말로 의뢰인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실제 이들은 중국에서 구입한 고막이어폰, 단추형 카메라 등 최첨단 장비를 범행에 사용했다.
경찰관계자는 "박씨 등이 수능, 공무원 시험 부정행위에 관여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씨는 돈을 받고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의뢰자 50여명에게 토익, 텝스 등 공인영어시험 문제 정답을 시험 당일 실시간 전송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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