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의 대화 제의를 전날 '기만의 극치'라고 비난한 데 이어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이 오히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반박 공세를 폈다.
노동신문은 이날 한 개인 필명의 글에서 "우리의 핵동력 공업 발전과 핵억제력 강화를 위한 조치는 국제적 의무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미국이 해마다 키 리졸브 같은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벌였고 오바마 행정부는 우리를 핵 선제 타격 대상에 올려 공동성명 1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우리는 미국과 지난 기간 여러 차례의 큰 문건을 채택했으나 실현된 것은 하나도 없고 손실만 봤다"며 "미국은 우리에게 '공동성명을 준수하라'느니 '도발적인 행위들을 자제하라'느니 하는 따위의 소리를 할 체면이 없다"고 보도했다.
앞서 16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화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세계여론을 오도하려는 기만의 극치"라며 "대화를 반대하지 않지만 핵몽둥이를 휘둘러대는 상대와의 굴욕적인 협상에 마주 앉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이 같은 대미 비난 공세는 국세사회를 향해 현재의 위기 상황이 미국 측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특유의 전략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남측이나 미국 등 주변국가와 대화 타이밍이 아니거나 유화 제스처를 보낼 때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꼬투리 잡기나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곤 한다"면서 "당분간 긴장 국면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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