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임명했다. 자질 부족 논란에 휩싸였던 윤 장관 임명 강행으로 해빙 무드를 타는 듯 했던 정국이 다시 경색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윤 장관 후보자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채동욱 검찰총장 등 4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로써 새 정부의 내각은 출범 52일 만에 지각 구성됐다.
박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윤 장관에게 "자원 전쟁의 시대가 왔으니 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해달라. 여성으로서 그 분야에 몇 십 년 동안 연구해 오셨으니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김행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윤 장관은 "연구활동 기간에 차별이 없었고, 잘 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이 도와줬다"며 "우뚝 설 수 있는 해수부를 만들겠다.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염려를 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인사 참사','불통 행보'라며 윤 장관 임명에 강하게 반발했고, 새누리당도 비판적 입장을 밝혀 임명 강행에 따른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윤 장관의 업무 능력과 역량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청문회 때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재연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청문회에서 '모른다'를 연발한 윤 장관이 방대한 해수부 조직을 잘 통솔할지, 해양강국으로 도약시키는 토대를 과연 만들 수 있을지 국민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윤 장관 임명은 인사참사의 화룡점정"이라며 "박 대통령이 두고두고 화근거리를 안고 가는 것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만찬 등 그 동안의 소통 노력이 불통으로 유턴하는 것"이라며 "모든 부담을 청와대와 박 대통령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법안심사소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윤 장관 임명에 반발하면서 소위 회의에 불참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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