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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감사하랬더니… 되레 감싸는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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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감사하랬더니… 되레 감싸는 교육청

입력
2013.04.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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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 수수와 부정 입학 의혹 등이 불거진 국제중을 감사 중인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이 오히려 이들 학교를 싸고도는 발언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비리 제보자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등 '부실 감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을 감사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조승현 감사관은 지난 9일 일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2,000만원은 돈도 아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껌값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사학의 교비 전용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해서라도 결과적으로 학교 발전이 되면 좋은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감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경험상 뒷돈 입학 의혹은 90%가 허위더라"는 말까지 했다. 감사관 스스로 미약한 감사 의지를 내비친 셈이어서, 시교육청이 여론에 밀려 감사에 착수하더니 실제로 부실한 감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훈국제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입학대기자 등에게 입학대가로 2,000만원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8일 시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은 대원국제중에 아들을 편입학시키면서 1억원을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17일 서울시의회 김형태 교육위원이 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원국제중 학교발전기금 내역에 따르면 4,000만원의 발전기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임 회장의 장남은 2009년 이 학교에 편입했고, 차남은 2010년 일반전형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정작 국제중 비리의혹의 핵심인 편입학 뒷돈거래에 대해서는 감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편입학 비리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형태 교육위원은 "시교육청이 의원실에 접수된 민원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한 적이 한번도 없고, 중간 감사결과를 설명해달라는 요구도 무시했다"며 "감사를 요구한 의원과 교육청이 이렇게 협조가 안 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용린 교육감이 대원국제중 설립자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도 드러나 '봐주기식 감사' 의심을 부추기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해 받은 300만원 이상 후원금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대원학원 설립자인 이원희(79) 전 이사장은 개인 후원 최고 한도액인 500만원을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문 교육감 후보 후원회에 냈다. 대원국제중·대원외고·대원고∙대원여고 교장을 지낸 이 전 이사장은 21억원의 불법찬조금을 학부모들로부터 거둬들인 사실이 밝혀져 2010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이 전 이사장의 아들 이모(32)씨가 재단 이사직을 맡고 있다.

조 감사관은 이에 대해 "부자들한테는 2,000만원이 큰 돈이 아니고, 자기 자식을 넣고 싶다면 더 큰 돈도 쓸 수 있다는 일반적인 얘기를 했고, 사학이 학생을 위해 쓸 돈을 전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런 뜻으로 얘기하지 않았는데 앞뒤를 다 잘라버렸다"고 부인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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